[시] 명상(暝想)- 한용운 / 윤동주

명 상

한용운 ( 1879 ~ 1944/  1926년 발표 )

아득한 명상의 작은 배를 타고 가이없이 출렁거리는 달빛의 물결에 표류되어
멀고 먼 별나라를 넘고 또 넘어서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이르렀습니다.
이 나라에는 어린아기의 미소와 봄아침과 바다소리가 합하여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나라 사람은 옥쇄의 귀한 줄도 모르고, 황금이 밟고 다니는 미인의 청춘을 사랑할 줄도 모릅니다.
이 나라 사람은 웃음을 좋아하고, 푸른 하늘을 좋아합니다.
명상의 배를 이 나라의 궁전에 매었더니,
이 나라 사람들은 나의 손을 잡고 같이 살자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님이 오시면, 그의 가슴에 천국을 꾸미려고 돌아왔습니다.
달빛의 물결은 흰구름을 머리에 이고, 춤추는
어린 풀의 장단을 맟추어 우쭐거립니다.

명상(暝想)

 윤동주 ( 1917 ~ 1945  /1937년 발표)

가츨가츨한 머리칼은 오막살이 처마끝,
쉬파람에 콧마루가 서운한양 간질키오.
들창같은 눈은 가볍게 닫혀
이 밤에 연정은 어둠처럼 골골히 스며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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