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독일병정’ 탄생시킨 전쟁과 정치, 그리고 독일군 이야기

[새 책] ‘독일병정’ 탄생시킨 전쟁과 정치, 그리고 독일군 이야기

‘독일군 이야기’라는 책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퍼뜩 ‘독일병정 같다’는 말의 배경이 무엇이더라  하는 생각이었다.
상대적으로 작은 덩치에도 두 차례 세계대전의 중심에 섰던 나라, 처절한 패배를 딛고 라인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나라, 경쟁국들의 견제를 극복하고 나라를 다시 통일하여 구라파의 중심에 또 다시 우뚝 선 나라, 독일.

이 책 「독일군 이야기- 전쟁과 정치」는 프러시아와 독일 참모부의 역사와 조직에 관한 책이다.
17세기 중엽, 참모부가 처음 출발할 때의 명칭은 군수참모부. 임무 또한 명료했다. 대원수인 왕이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세부 업무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었다.

세상이 변하면서 전쟁의 양상도 변화한다. 규모는 확대되고 양상은 잔인해졌다. 군주와 귀족들의 정교한 ‘유희’였던 전쟁이 이제 주권과 삶의 공간을 쟁취하기 위한 국가 간의 전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참모부의 임무도 확장된다.
가능성 있는 개개 전쟁 상황에 대한 방어 및 공격 계획을 완성하는 것 즉, 다음 전쟁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참모부의 임무가 된 것이다. 전쟁 수행도 점차 참모부의 업무가 되었다.

[책의 배경]
“전쟁이란 수단을 바꾸어서 계속하는 정치에 불과하다”. 크라우제비츠(1780~1831. 프러시아의 군인, 전쟁 철학가)가 자신의「전쟁론」에서 주창한 말이다. 전쟁이 정치의 성패를 가르는 최후의 방편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명령 체계 상은 정치가 당연히 더 상위다. 그런데 실제 전쟁 상황에서도 이것이 항상 그럴 수 있는가? 공격적인 군부(軍部)가 무기력하고 안목이 없는 정치 지휘 집단을 마주하고 있을 때는 상황이 어떻게 될까?
괴를리쯔(Walter Görlitz)의 「독일군 이야기, 전쟁과 정치」(원제 : 독일군 참모부)는 독일군의 전쟁 역사를 통해 이 문제의 답을 제시하려고 한다.

[책 속으로]
1871년 1월 18일,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선포한 독일 제국은 독일인들을 열광으로 몰아넣었지만 프랑스 인들에게는 다시 없을 치욕이었다. 독일 통일의 길은 무력의 길이었고 여기에서 비스마르크(Otto v. Bismarck)와 몰트케(Helmuth Karl Bernhard v. Moltke)는 하나가 된다. 몰트케는 정치의 우위를 인정했다. 전쟁은 군(軍)이 수행하지만 무력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가의 몫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비록 인간적으로는 비스마르크와 더할 수 없이 냉정하게 대립하였으나 그의 명령에는 몰트케가 항상 복종하였던 바 이는 자신이 군인으로서, 정치적인 문제에서는 정치가들이 탁월함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함께 치른 전쟁에서 모두 승리했다.

1차 세계대전의 밑그림인 “원대한 계획(Der grosse Plan)”을 수립했던 쉴리펜(Alfred v. Schlieffen)은 그러나 주변의 정치가들을 신뢰하지도 존중하지도 않았다. 당시의 정치 집단도 쉴리펜의 일방 통행에 제대로 저항하지 않았다. 정치가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군의 계획들이 정치를 정의했다. 비스마르크 시대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쉴리펜의 후임자들에 의해 “원대한 계획”도 변질되었다. 독일은 1차 대전에서 패배하였고 승전국들의 베르사이유 체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베르사이유 체제의 타파를 기치로 히틀러는 정권을 잡는다. 적대적인 외부 환경 때문에 오히려 결집이 용이했던 독일 국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그는 대내외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본인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만큼 이에 저항하는 주변부의 영향력은 당연히 감소한다. 참모부도 자신들의 세계를 잠식해 오는 히틀러에게 끈질기게 저항한다. 그러나 상황은 히틀러 편이었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참모부도 히틀러의 전쟁 도구 중 하나로 전락한다. 2차 세계 대전의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고 이와 함께 참모부의 역사도 끝난다.

[전쟁에 패한 독일인이 쓴 전쟁 이야기]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저자가 독일인이라는 점이다. 이 책의 역자는 말한다.
“그 동안 우리가 듣고 배운 구라파의 전쟁 이야기는, 비록 거기에 독일이 등장한다 해도 대부분 영국과 미국 사람들이 겪은 전쟁이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정의의 군대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악(惡)의 군대를 쳐부수는 식의 이야기가 주류였다.
이 책은 그러나 패배한 독일인 자신이 보고 겪은 전쟁 이야기이다.
1, 2차 세계 대전도 이제 우리들의 기억에서 아득한 과거가 되었다. 그리고 세계 대전에 관한 세상 사람들의 관점도 그동안 많이 객관화되었다. 이렇게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이런 책들을 출간하고 번역해서 널리 읽히는 일도 당연히 포함해서!”

독일군 이야기 – 전쟁과 정치독일군이야기

초판 1쇄 인쇄 · 2018년 1월 8일
지은이 · Walter Görlitz
역자 · 강달호
펴낸이 · 이승훈
펴낸 곳 · 해드림출판사
페이지 · 432
ISBN · 979-11-5634-243-4

[저자 : WALTER GORLITZ]

1913년 독일 RANDOW의 FRAUENDORF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남. ROSTOCK대학에서 의학과  역사를 공부. 1936년부터 저술가로 활동했으며 역사 특히, 군사 역사에 관한 저서 다수. 대표작으로는 「뭇소리니」, 「융커」, 아돌프 히틀러」, 한니발」, 「독일군 참모부」, 「프러시아」등이 있음. 1991년 함부르크에서 서거.

[역자 : 강달호]

경남 하동군 악양. 경남고, 서울대. 대한항공 비엔나 지점장, 프랑크푸르트 여객지점장, 파리 지점장, 구주/중동 지역 본부장 등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