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이름짓기

펄프 픽션(Pulp Fiction)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1994년 5월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국의 범죄 드라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으로 LA 암흑가 갱들의 이야기를 블랙 코미디로 터치, 작품 완성도와 재미를 겸한 영화로 인기를 얻었다.
특히 칸 영화제에서 소개된 뒤,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우리나라에서 9월 10일 개봉되었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9월 23일 개봉됐다고 한욱

영화의 한 대목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부치 쿨릿지와 이름의 뜻을 묻는 택시 드라이버 사이의 대화가, 평범한 미국인들의 ‘이름’에 대한 생각을 엿보게 한다.
“미국인 이름에는 아무런 뜻도 없다”는 대사다.
Esmeralda: What is your name?
Butch: Butch.
Esmeralda: What does it mean?
Butch: I’m American, honey. Our names don’t mean shit.

표음문자인 한글에 더하여 표의문자인 한자로 작명을 하면서 여러가지 작명의 원리들을 동원해 이름을 짓는 우리가 보기엔 천박할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서민들은 작명(作名)이 아니라 여러 이름 중에서 적당히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우리와는 달리 아기 이름이 있어야 산부인과에서 출산증명서를 발급해주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이들이 성경에서 따오거나 친가나 외가 등 조상의 이름을 돌려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전의 왕들처럼 이름 뒤에다 주니어라고 덧붙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우리와 마찬가지로 제법 행세하는 계층의 사람들이 뜻도 모르고 이름을 줏어 붙이는 경우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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