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자유여행 3박 4일

요즘 일본여행… 할 만하다. 엔화 환율 낮아진 데다가, 기름값 내려가 유류할증료 부담도 확 줄었다.
부담스러운 건 후쿠지마 원전 후유증. 그러나 지역적으로 큰 문제 되지 않는 곳, 게다가 연세 지긋한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고향 친구 부부 일행 열명이 오키나와에 다녀왔다.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 겨울방학이 끝난 3월은 우리 출발 기준으로 해외 여행 극성수기는 아니다. 그러나 3월말은 일본학교 봄방학이다. 성수기를 피하면 항공운임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다.

여행 뒷풀이를 위하여 일정별로 정리해 본다.

저비용항공사 택해 단체할인 받고 출도착 두 군데 공항사용료에 3월 오키나와 유류할증료 2200원 더하니 20만원 밑으로 왕복이 가능해졌다. 그 정도야 투덜대지 않고 부담할 만하다는 생각이다. 호텔도 싸게 챙겼다. 적당한 싯점에 적당한 지역에 예약을 했더니 8% 소비세를 붙인 더블 1박 요금이 10만원 훨씬 밑이다. 잘 만하다. 꽤 비싸다고 소문난 일본 호텔비가 우리 고급 모텔요금 정도이니 맘이 편안해진다.

항공/호텔 요금을 이렇게 두루뭉술 적는 이유는 나름대로 공급자에 대한 소비자로서의 배려다. 성비수기나 날짜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요금을 다 까발기면, 그들 장사는 어떻게 하라고…하는 사려 깊은 배려다.

12시 20분에 출발하는 항공편에 넉넉히 맞춰 일행들과 10시에 집결하기로 약속했다. 각자 법무부자동출입국 등록도 하고 여유있게 출국수속 마치고 탑승. 항공기도 온타임, 비상구 옆이라 다리 뻗기가 편했다.

2시 30분 오키나와 나하공항 도착. 걸어서 국내선터미널로 이동, 모노레일 1일권 700엔에 티케팅. 아사히바시역에 있는 도큐비즈포트 호텔로 이동, 체크인 완료후 각자 방에 짐만 두고 로비에서 만나 슈리성으로 향했다. 1일권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계획한 목적지다. 700엔에 모노레일 양끝 종점을 다 가고 중간에 호텔도 껴넣으니 그것만으로도 흐뭇하다.

슈리 역에서 슈리성(슈리조라 읽는다) 입구인 ‘슈레이몬(守礼門)’까지 도보 15분. 슈리성은 무료 입장이지만, 성 내부에 박물관처럼 여러 유물들 전시해놓은 곳에 들어가는건 유료다. 입장료가 800엔. 시간도 그렇고 입장 생략.

15세기 통일왕국이었던 류큐왕국은 1879년 일본 메이지 정부의 소위 ‘류큐처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일본, 중국, 한국 등의 다양한 문물을 받아들인 류큐왕국은 현지의 건축양식을 혼합해 슈리성을 지었다. 해자의 폭이 넓고 성곽의 선이 제법 독특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슈리성터 둘러 보고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슈리성 근처엔 맛집으로 3곳이 유명하다. 슈리소바, 슈리 호리카와, 류큐 사보우 아시비우나 등이다. 슈리소바는 점심 때만 가능하다 해서 ‘아시비우나(琉球茶房 あしびうなぁ)’로 향했다.

슈리역 남쪽 출구로 내려가 약 100미터쯤 걸으면, 마주치는 교차로(토리호리 교차점)의 신호등을 건너 직진, 4번째 신호에서 왼쪽편 슈리성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서 올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나하시 슈리토노쿠라쵸 2-13전화번호 098-884-0035) 제법 손님이 많다. 예약 없이는 20~30분 기다리는 경우도 많단다.
‘아시비우나’라는 이름은 오키나와 방언으로 ‘놀이를 하는 정원’이라는 뜻이란다. 옛 왕궁터에 세워진 이 식당에서는, 툇마루에 앉아서 정원을 바라보며, 간단한 류큐 전통 공연도 관람할 기회도 있다. 교토의 한 정원양식을 도입한 식당 구조…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나온 곳이라 유명하다.
슈리의 술을 비롯해 다양한 아와모리(오키나와 민속주)를 맛볼 수 있다. 오징어 먹물소바, 야키소바, 소멘 챤푸르 등이 인기 메뉴다.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호텔로 향하다가 밤의 번화가 풍경을 보기 위해 국제거리가 있는 마키시역에서 내려 호텔까지 걸었다. 국제거리는 숙소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매일 지나다닐 터이니 무리하지 않고 지나친다.

둘째날 아침 식사는 전날 저녁 편의점에서 구입한 김밥 등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이른 7시에 호텔 로비에서 집결. 모노레일을 타고 1일 버스투어 집결지인 오모로마치로 이동. 벌써 네번쩨 모노레일을 타니 이미 본전은 빼고 남았다. 8시에 1일 투어버스 탑승하여, 코우리지마, 츄라우미수족관, 나고 파인파크, 만좌모, 아메리칸빌리지 등을 둘러 보는 코스다.

오키나와 본섬 서해안에 위치한 국립자연공원. 만좌모는 ‘만명도 앉을 수 있는 넓은 초지’라는 뜻이란다.
천연잔디가 펼쳐진 주변의 식물군락은 오키나와현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기를 ‘코끼리 바위’라고도 부른다. 만좌모 밑 바다로 뻗은 단애절벽이 꼬끼리의 긴 코처럼 보여서다.

일본 최대의 아열대 공원이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로 2002년에 개장한 츄라우미 수족관은 1975년 국제해양박람회가 열렸던 곳에 조성된 테마파크다. 4층에서 1층으로 걸어 내려가며 관람하는 구조다. 2층쯤에 내려 오면 다른 수족관과는 규모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가로세로 8.2×22.5m에 두께가 60cm로 물이 7500㎥나 들어간다는 세계 최대의 아크릴 유리 패널로 만들어진 대형수조 때문이다. 거대한 고래상어와 쥐가오리 등 다양한 해양동물을 볼 수 있다. 마치 바다 속을 살펴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수족관 밖의 돌고래쇼는 세계 어디서나 인기다.

미군 기지가 들어선 차탄 해변가의 아메리칸 빌리지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패전하면서 조성됐다. 상점이나 식당에서 미국 분위기를 느껴 볼 수 있다. 오키나와가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첫번째(!) 저녁식사는 1일 투어버스가 종착지인 오모로마치역 부근 무천(舞天; 부텐)에서 뜨거운 국물의 소바. 오키나와에서 본격적인 일본 소바와 우동을 맛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이자카야라고 한다.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미츠다테 소바’가 유명. 홋카이도산 메밀가루를 사용하여 메밀이 가진 본래의 맛을 살렸다. 푹 삶은 돼지안심과 간장 부이용으로 삶은 달걀을 얹은 류큐 안심 소바(930엔)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일품.
오모로마치역 서쪽 출구 왼쪽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P Time이라 쓰인 파칭코 건물을 논여겨 본 뒤 그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 모퉁이에 있다 (나하시 오모로마치 4-3-28 전화 098-862-1336)

두번째 본격적인 저녁식사는 숙소가 있는 아사히바시역 부근의 ‘재키 스테이크 하우스’.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에 반환되기 전부터 미군 통치 하에서 A사인(미군의 이용을 인정한 허가증)인증을 받은 레스토랑 중 하나라는 유명세가 붙어 있는 식당이다.
가게 안의 분위기와 메뉴는 오픈 당시와 변함이 없다고 한다. 스테이크 하면 재키라고 불릴 정도로 지금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텐더 로인 스테이크 는 스프, 샐러드, 라이스 또는 빵 포함. S사이즈가 1,600엔이고 L사이즈는 2,200엔이다. 아사히바시역 서쪽 출구 왼쪽 계단을 내려가, 아사히바시 교차로를을 우회전하여 300미터쯤 걸어가다가 오키나와 후지호텔 뒷편에 있다 (나하시 니시 1-7-3 전화 098-868-2408).

셋째날 여행은 ‘오키나와 월드’와 ‘류큐무라’ 두 곳 중에서 오키나와 월드로 결정했다. 또다른 1일 버스투어가 가능해서다.
정식명칭은 오키나와월드 문화왕국 교쿠센도(おきなわワールド文化王国・玉泉洞)이다. 오키나와의 자연과 문화를 한꺼번에 체험해 볼 수 있다. 약 30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산호초로 만들어진 종유동굴인 교쿠센도(玉泉洞)와 나라의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류큐왕국죠카마치(琉球王国城下町)를 한꺼번에 둘러보는 입장권이 1,650엔이다. 조시타마치는 100년 전에 지어진 낡은 민가를 여러 채 이축하여 옛날 오키나와의 마을 풍경을 재현한 일종의 민속촌 성격이다. 전통 예능인 스바에이사(スーバエイサー)도 매일 공연한다.
건물에서는 전통공예를 실연하거나 체험교실을 개최하고 있다. 추가요금 아까워서 굳이 입장하지는 않았지만, 오키나와에 사는 독뱀인 하브[ハブ]를 주제로 한 하브박물공원(ハブ博物公園), 100종이 넘는 열대과수 450그루를 심어놓은 열대프루트원(熱帯フルーツ園) 등도 있다.

오키나와 평화공원에도 들렀다.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닷가. 2차대전을 마무리하면서 죽어간 미군, 일본군, 한국인, 중국인, 일반인…등의 이름이 적힌 비석.

저녁식사 장소는 마키시 공설시장 2층. 당초 여러 자료를 찾아 의견을 모은 곳은 ‘가이엔타이 오키나와 아사마데야 마쓰오점(나하시 마쓰오 1-5-7그랜드호텔 B1)’였었다. 동네 목욕탕을 모티브로 한 이자카야로 각 좌석에 붙어 있는 수도꼭지에서 아와모리(오키나와 전통주)가 나오는 등의 특색이 관심을 끌었으나, 지하의 퀴퀴한 냄새 땜에 방향을 바꾸었다.

마키시 공설시장은 토산품, 식품전문점이 즐비한 오키나와 최대의 시장이었다. 2차 대전 후 암시장에서 출발하여 ‘오키나와의 부엌’이라고 불릴 만큼 식재료가 모여 있다. 1층은 생선과 육류, 반찬, 가공품을 파는 가게가 가득하고 2층에는 식당가가 있다. 우리나라 수산시장처럼, 1층에서 재료를 구입해서 2층 식당에서 조리를 부탁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1인당 300~500엔 정도의 챠지가 붙는다. 마키시역 서쪽 출구로 내려가면 만나는 국제거리 왼쪽길로 500미터쯤 진행하여 나하 OPA 백화점 앞에서 좌회전하여. 시장 중앙로로 들어가 100 미터쯤 들어가면 된다. (나하시 마쓰오 2-10-1). 가게 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일요일에는 쉬는 곳이 많다.

넷째날 아침엔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호텔에 맡긴 뒤 모스버거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국제거리를 산책한다.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잇는 모스버거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오후 3시쯤 공항으로 이동, 5시 30분 나하공항 출발.

[필자 개인블로그와 중복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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