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1] 갠지스강 바라나시

[인도-1]  갠지스강 바라나시
갠지스강 바라나시 새벽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짤막한 일정이라도 여행길 명상에 도움이 될 만한 인도문화사를 간추려 본다.

인더스 문명의 태동

히말라야 산맥에서 내려오는 인더스 강의 물줄기가 기름진 대평원을 조성하고 높은 산맥이 차가운 북풍을 막아 주는 지세에 힘입어 문명이 싹텄다. 기원전 3000~2500년 전후로 평가되는 세계 4대 문명발상지 중 하나. 세계 최초의 면화 생산지로 11월에 파종하고 4월에 수확하는 등, 잉여 농산물의 물물교환과 농기구 등, 청동기를 활용할 줄 아는 인더스 문명의 발달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인도는 섬유 수출·생산 대국이다.)

당시 원주민 드라비다족은, 기원전 15세기 전후 이란 고원 지방에 살던 아리안(Aryan)족의 진입으로 서서히 남쪽으로 밀리게 되었다. 당초 유목민족의 특성상 떠돌이였던 아리안족은 기원전 10세기경 쯤에는 갠지스 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인도 북부지역에 정착하였다.
즉 아리안의 인도 진입은 특정 시기 한 집단에 의해 단시일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몇 세기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이 무렵에는 우리 단군할아버지 고조선 활발하던 시대일 터… 이들은 산스크리트어로 작성된 기록을 남겼는데, 종교 찬가랄 수 있는 ‘리그베다’이다(‘리그’=찬가, ‘베다’=지식이라는 뜻). 기독교의 구약성서 쯤이랄 수 있고, 중국의 시경에 비유해볼 수 있겠다. 이 시대를 ‘베다시대’라고 하는 연유다. 뒷날에는 브라만교의 성전을 지칭하게 된다.

그 후 천여 년에 걸쳐 대륙과 접근이 용이한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통일, 분열, 재통일을 반복하게 된다. 인도 남부와 북부 사람들의 외모가 꽤 다른 배경이다. 아리안 세력이 들어온 북서부 지역은 밝은 피부, 남인도와 현재의 방글라데시 쪽으로는 어두운 빛깔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엄격한 신분제인 바르나 제도가 만들어졌다. ‘바르나’는 피부색이라는 뜻으로, 후대에 더욱 많은 계급과 신분으로 분화되고 세습돼서 현재의 카스트 제도로 발전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브라만교(훗날 힌두교로 발전)가 성립되었다.

강가(Ganga) 최고(最古)의 역사타운 바라나시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인더스강 유역에서 싹튼 인도 고대문명의 중심은 갠지스강(Ganges, 힌디어Ganga)으로 넘어와 몇 개의 거점도시로 발전했다.
기원전 8~6세기경 ’16국 시대’에도 이름이 등장하는 카시(Kāśī, 오늘날의 Varanasi)는 1천여개가 넘는 힌두사원이 있는 힌두교 최대의 성지이자, 시크교, 자이나교, 불교의 성지로도 꼽히는 곳이다. 산스크리트대학, 힌두대학 등도 이 도시에 있다. 또한 보석 가공 등의 전통적인 수공업, 순례자를 위한 각종 상점 등이 밀집되어 있다.
힌두교 신들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바라나시는, 빼어난 경관도 아니고 역사적 유적이나 화려한 왕궁도 없지만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마크 트웨인의 바라나시에 대한 평이다.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더 오래된 도시”라고 했단다.

바라나시 가트에서 바라본 갠지스강 해돋이

갠지스강은 인도의 여러 신화에서 대부분 여신으로 묘사된다고 한다. 판본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풍요’, ‘탄생’, ‘생성’ 등의 가치와 연관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갠지스=강가(Ganga)에서 힌두교도들은 해 뜨는 동쪽을 보며 기도하고 강물로 몸을 씻는다.

배를 타고 둘러보는 한국인 고교 동문 일헹

그 물에 씻기만 해도 이번 생의 모든 죄가 사해지는 곳이라고 믿는다. 여기서 생을 마치고자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찾아오는 가족 일행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가 강변에 늘어서 있다.
강변 가트, 불 붙은 장작더미 위… 오늘 죽은 시신이 큰 자루 같은 천 속에 담겨 올려진다. 촬영은 금기지만, 가까이 가볼 수는 있다.
이글거리는 장작불과 묘한 냄새 등이 오감을 자극한다.
어차피 삶은 1밀리의 공간이나 1초의 간격도 없이 늘 죽음과 맞닿아 있는 것 아닌가? 절에서의 다비식, 공설 화장장에서의 장례의식을 떠올려 보면 무슨 충격적 장면이랄 수는 없다. 다만 죽음을 맞으러 오는 사람, 시신 화장, 목욕, 관광객, 종교의식 등이 섞여 한 눈에 보이는 광경이 생소한 느낌이기는 하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러한 낯선 문화를 느껴보기 위해 바라나시 갠지스 강변의 가트(Ghat; 강변에 있는 계단)에 들른다. 이 일대에서는 ‘아르띠 뿌자’같은 힌두교 의식이나 예술적 퍼포먼스가 열린다. 정면에서 제대로 보려는 관광객들은 갠지스강에 띄우는 배를 타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러한 낯선 문화를 느껴보기 위해 바라나시를 찾는다.

갠지스 강변의 가트(Ghat; 강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여러가지 예술성 퍼포먼스가 열리며, 오후 6시부터 1시간 정도 힌두신들을 경배하는 종교의식 아르티(Aarti)가 진행된다.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즉 땅(Earth)을 대표하는 꽃, 액체를 대표하는 물(Water), 불(Fire)을 대표하는 램프와 촛불, 바람(Wind)의 움직임을 전해 주는 공작 부채, 공간(Space)을 상징하는 야크 꼬리 부채를 사용, 교감하며 마음의 정화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바라나시 갠지스강변

갠지스강으로 들어가 정면에서 아르티 의식을 보려는 관광객들은 배를 타기도 한다. 이 시간대를 전후로 중심지 다샤슈와메드(Dashashwamedh) 가트로 오가는 5~600미터의 길을 메운 사람들, 차량, 자전거, 오토바이, 릭샤 등은 이방인에게 끔찍한 공포 체험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불쑥 나타나는 소와 개들이 인간보다 더 ‘자유로운 영혼’인 듯하다. 그 한 가운데에 있는 기독교 성 토마스 교회가 오히려 특별한 느낌을 준다.  

[이 인도이야기는 잡지 “큰그릇”(2019년 4~6월호)에 필자 실명(김백순)으로 게재한 ‘스토리가 있는 여행’ 기사와 일부 내용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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